<조선의 먼찌들>이란?

박서회 · 128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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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찌질함'에 대해 얘기해볼까요.

외국에서는 quarter-life crisis 라고도 합니다. 25 세 전후로 ‘자신이 무얼 하고 싶은지', ‘무얼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존재의 이유를 생각하는 시기라고들 해요. 과연 나는 행복한지, 앞으로도 잘 살 수 있을지를 생각하다 문득 우주의 먼지만큼 작아지고 위축되는 이 시기는, 예고 없이 찾아와서 천천히 청춘을 잠식합니다.

하지만 딱히 어디 가서 말할 데가 없잖아요. SNS에서도, 사람들 사이에서도, 우리는 행복하고 찬란해야만 하는 ‘아리따운 청춘’ 이라고들 하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20대를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남들 다 보란 듯이 연애할 때 혼자 방구석에서 밀린 드라마를 보고, 빨리 갈수록 좋다는 군대를 차일피일 미루고, 회사를 때려치우고 별 볼일 없는 일을 하며 세월을 보내는 청춘들의 조금은 슬프고 작아진 목소리에, 아무도 딱히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매력적이지 않은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여보려고 합니다.

<조선의 먼찌들>은 밀레니얼들의 먼지같은 지질함을 듣고, 기록합니다. 왜 힘들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우리가 바닥을 치고 다시 튀어 올라오는 과정을 지금 기억해두지 않으면 평생 잊혀져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사람이 아프고 힘든데에는 이렇게 시시콜콜하게 다양한 이유도 있다고, 아니 때로는 굉장히 깊고 심각한 무엇이라고. 쿨한 척하라 애썼지만 사실 나도 힘들었다고, 때때로 바닥 치는 자존감에 어찌할 줄 모르는 나날들이었다고-

그렇게 토로할 수 있는, 그런 작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발화하고, 타인의 아픔을 인식함으로서 위로받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우리의 성장통이 구체화되고, 가시화되고, 위로받길 바랍니다.

어딘가 찔리면 모두 아픈 구석 하나쯤 있는 사람들의, 근데 "그깟 인생 좀 지질하면 어떻냐"는 맹랑한 외침.

찌질해도 괜찮아, 어차피 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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